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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여행 & 팁

미국 서부 로드트립 : Lake Tahoe 레이크 타호 - 에메랄드 베이, 허리케인 베이

이번에 회사를 옮기게 되면서 약 1 주일 간의 갭이 생겨 며칠 간 북가주 쪽으로 여행을 다녀오기로 했다. 우리 부부 둘 다 3시간 이상 운전하는 걸 안좋아해서 팜스프링스, 샌디에고, 산타바바라 같은 LA근교 왠만한 가까운 여행지는 매년 가서 서너 번 이상 다녀왔는데 북가주나 아리조나, 네바다 쪽은 샌프란시스코 비행기 타고 놀러나는 거, 베가스 가는 거 빼고는 별로 가본 적이 없어서 이번에 정말 큰 맘 먹고 다녀오게 됐다. 다녀온 곳 하나 하나 여행기를 오늘 부터 풀어보고자 한다.

 

Lake Tahoe 레이크 타호

 

미국 내에서도 물이 깨끗하기로 유명한 곳 중 하나로 LA에서 차를 타고 약 7시간 30분 정도 북쪽으로 가야한다. 가는 길에 세콰이어 국립공원, 요세미티 국립공원을 거치며 캘리포니아 북동쪽으로 네바다 주와 경계를 맞이하고 있다. 여름에는 수상스포츠로, 겨울에는 스키 리조트로 유명한 관광지이다. 미국에서는 두 번째로 깊은 호수이고 수온이 굉장히 낮은 것으로 잘 알려져있다. 물이 굉장히 맑고 깨끗해 가시거리가 30미터 정도 까지 보였다고 하는데 현재는 많이 오염되어서 20미터 정도로 가시거리가 줄었다고 한다. 오염되었다고 해도 20미터나 내려보일 정도라고 하면 정말 깨끗한 물이다. 산에서 흙과 바위 사이로 정화되는 물이 호수로 스며드는 것이라 물이 다른 호수보다 더 깨끗하다고 한다. 

 

 

레이크 타호는 LA에서 북쪽 방향으로 차로 약 7시간 30분 정도걸리는 곳에 위치해 있다. 

 

 

우리 둘 다 트래픽에 갇히는 걸 정말 싫어해서 토요일에 초저녁에 잠들어서 12시에 깨 나갈 채비를 하고 새벽 1시에 집을 나섰다. 사실 레이크 타호는 엄청 유명한 관광지라서 매번 가보고 싶었는데 도저히 7시간 이상 되는 운전을 할 준비가 안되서 못갔던거라 많이 힘들까 걱정했는데 코로나 때문인지 아무래도 트래픽도 덜하고 새벽에 차 안막히는 시간에 달려서 6시간 반 만에 도착했다. 도착하니 오전 8시가 아직 안되었다. 원래는 Pope Beach를 가려고 했는데 거기는 8시 부터 open이라 이미 바깥으로 길게 차가 늘어져 있어서 다음 날 하이킹 하려고 했던 Emerald Bay 가 있는 북서쪽으로 약 15분 더 운전했다. 

Emerald bay state park 에메랄드 베이 스테이트 파크

아직은 이른 아침이라 주차장에 자리가 남아있었다. Day use 하루종일 쓰는 주차권 parking pass은 $10 불.(한 시간으로도 파킹권을 살 수 있다. 1 Hours = $3) 기계에서 주차권을 뽑아서 자동차 대시보드에 올려 놓고 비치 체어 두 개와 간단한 스낵, 마실 거리를 가지고 물가로 내려갔다. 언제나 내리막 길은 쉽다. 약 1마일 정도 지그재그 트레일 따라서 내려가면 된다. 

 

 

차를 세우면 바로 앞쪽에 전망대에서 이런 뷰를 감상할 수 있다.

 

이 곳에서 오래 머무르지 않을 것이라면 굳이 하이킹해서 내려가지 않아도 전망대에서 호수를 구경할 수 있다. 맑은 물은 안 보이지만 소나무로 둘러 쌓인 호수를 보면 세상에 이런 곳이 있나 싶을 정도로 장관이 펼쳐진다. 엘에이 근처 여기저기 많이 가봤지만 여기만큼 예쁜 곳은 못 본 것 같다. 소나무가 많아서 인지 소나무 향도 너무 좋다.

 

 

아래 물가로 내려가기 위해서는 약 1마일 정도 아래로 하이킹을 해서 내려가야한다. 

 

 

약 1마일 정도 걸어내려오면 호숫가로 들어갈 수 있는데 호수를 둘러싸고 오른쪽으로는 모래사장이 펼쳐져 있고 왼쪽으로는 피크닉 테이블이 있어서 각자 입맛대로 한 자리 차지하면 되는데 테이블은 많지가 않아서 일찍 안가면 자리가 없을 것 같기도 하다.

 

 

 

한 커플이 Paddle board타러 가면서 테이블 이제 안쓸꺼라고 주면서 가서 다행히 테이블 하나 차지하고 아직 이른 시간이지만 breakfast picnic을 준비해봤다. 아직은 아침이라 살짝 쌀쌀해서 준비해 간 긴팔 후드티를 입고 끼니부터 떼웠다. 엘에이 근교 공원에서 피크닉은 많이 해봤지만 이렇게 물가에서 피크닉 해 본 건 처음인데 구관이 명관이라고 평소 피크닉 다니 던 실력 발휘해서 나름 예쁘게 셋팅해봤는데 너무 맘에 들었다 ㅋㅋ ㅋㅋㅋ

 

 

 

밥 다먹고 배부르니 이제 좀 다시 자연이 보인다. 물이 진짜 맑았다. 물이 맑은 호수로 왜 유명한지 직접 보니까 알겠더라. 근데 진짜 물이 차긴 차더라.. ㅋㅋㅋㅋㅋㅋ 산이라 더 그런거 같다. 밥 먹고 호숫물에 발도 담궈보고 물장난 좀 치다가 슬슬 햇볕이 올라오니까 졸려서 낮잠 좀 자다가 깼다. 이 곳은 드론을 날릴 수 없는 지역이라서 드론이 취미인 남편이 드론 날릴 수 있는 곳으로 옮겨가자고 해서 나왔다. 처음부터 내려오는 하이킹이라 밥먹고 쉬고 다시 위로 올라가는 길은 너무나 힘들었다.. 더군다나 고도가 높은 지역이고 이제 온도도 꽤 높아져 더워져서 평소 하이킹 하는 것보다 두 배는 힘들었다..

 

Hurricane Bay 허리케인 베이

허리케인 베이는 에메랄드 베이에서 호수를 따라 북서쪽 방향으로 약 15분 정도 거리에 위치해있다. 따로 주차장은 없고 스트릿파킹을 하면된다. 아무래도 South Lake Tahoe가 여행 거점지라서 이 쪽으로 올라오니 확실히 사람들도 덜하다. 프라이빗 비치가 많아 철조망으로 막혀진 쪽은 가면 안되고 사유지 중간 중간에 철조망 없이 뚫린 곳은 퍼블릭이라 이용할 수 있다.

 

 

 

이 쪽은 모래가 아니라 조약돌로 둘러쌓여있어 발에 모래 묻는 불편함이 없어 아주 좋다. 대신 뜨거운 햇볕에 달궈진 돌이 어마무시하게 뜨거우니 조심하시길 ㅋㅋ...ㅋㅋㅋㅋ 이 쪽도 물이 굉장히 맑고 사람이 적어 조용하니 좋다. 자갈위에 매트를 깔고 누워본다. 

 

 

 

 

 

 

이 쪽은 드론 금지 구역이 아니라 드론을 날려봤는데 확실히 South Tahoe 보다는 사람도 없고 텅텅 비어있다. 중간 중간에 조그만 private deck도 많고 보트가 매여져 있는데 사람은 없다. 에메랄드 베이보다 바람이 세서 이 쪽은 나무 그늘이 없어도 시원했다. 가족 단위로 카약, 패들보드를 타는 사람도 보이고 그냥 누워서 해수욕 하는 사람들도, 가만히 앉아서 호수 구경하는 사람, 책 읽는 사람, 강아지랑 노는 사람. 각자 저마다 방식으로 휴식을 즐기는 모습이 아주 보기 좋았다.

 

 

 

 

허리케인 베이에서 놀다가 이제 South Tahoe에 있는 호텔에 체크인 하려고 가는 길. 아침에 들어왔던 길을 다시 고대로 돌아가는 길이라 반가웠다. 에메랄드 베이 지나서 커브길 올라오는 길에 잠깐 차 세우고 찍은 사진. 다른 각도로 보니 또 새롭다. 무수히 많이 떠있는 보트들. 바닷가 가면 햇빛이 쎄고 바닷 바람, 습기에 머리가 끈적끈적해지는데 호수로 놀러오니 그런 찝찝한 느낌이 없어서 정말 좋았다. 이 번에는 짧게 가느라 제대로 물놀이도 못했는데 다음에 가면 꼭 카약이나 패들보드 꼭 타봐야지.